'놀면 뭐하니' 유재석의 변신, 그리고 일자리의 변화

무한도전 종영후 1년의 휴식후 김태호 PD가 토요일 저녁에 론칭한 프로그램이 놀면 뭐하니다.

과거 무한도전은 유재석을 필두로, 박명수 정준하 하하, 정형돈이 나가고, 광희, 조세호, 양세형 등이 집단으로 출연하는 고전적 포맷이었다. 이 포맷은 1박2일, 런닝맨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의 정석이다.

그런데 놀면뭐하니는 유재석만 고정이고, 나머지 멤버와 포멧은 매주 가변적인 새로운 시도를 한다. 드럼을 치는 유플래쉬, 트로트가수가 된 뽕포유, 최근엔 라섹으로 변신한 인생라면까지 유재석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얼만전 인생라면 편에서 정준하와 박명수가 나왔다. 고정이 아니라 한 명의 게스트로 참석한 것이다. 두 명 모두 오랜만의 토요일 저녁 출연에 낯설지만 기대가 큰 표정이었다.

생각해보니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이런 변화가 보인다. 강호동이 혼자 진행하는 라끼남.

나영석 피디도 1박2일, 꽃보다 할배, 윤식당, 신서유기 시리즈등 집단예능, 관찰예능이 주특기인데, 이번에는 강호동 한 명만 데리고 방송을 만든 것이다.

이건 사회적 변화를 예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주 뛰어난 1인이 필요하고, 그외의 중간역할을 하는 사람은 고정이 아니라 아주 유동적이고 비정기적인 자리만 주어질 뿐이라는 것. 중간역할에 특화된다면 그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아닌 경우 고용불안정을 경험한다. 그리고 1인자가 된 사람은 훨씬 많은 것을 가져갈 것이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의 역할이 1/2은 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90%가 아닌가?

최근 미국의 일자리 변화에 대한 글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미국 mit 대학 데이비드 오터, 프랭크 래비 등이 제시한 ‘루틴화 가설’ , ‘업무변향기술발전 가설’이 있다. 루틴으로 반복되는 일은 IT로 자동화가 가능해지면서 사무자동화로 투자하고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기업의 투자가 달라지고 있다.즉 이런 숙련도가 중간 정도만 필요한 일은 IT기술혁신으로 빨리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반면 고위관리자, 연구직, 고부가가치 서비스직과 같이 IT로 대체되기 어려운 자리의 고용은 줄지 않는다. 역시 IT로 대체하기 어려운 단순한 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임금과 고용의 U모양이 발생. 직업특성의 변화가 발생한다. 실제 1997-2007년 사이의 일자리 변화를 보니 사무직, 판매, 생산 ,설비조작 직업군은 일자리가 줄었다. 반면 관리, 전문, 기술직은 증가했다. 또 반면 경비, 요식, 대인돌봄서비스와 같은 저숙련 서비스는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다.





방송일을 직장이라고, 무한도전과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대기업 일자리라고, 또 고정을 정규직이라고 한다면, 이제 유재석만 정규직이고, 나머지는 모두 비정규직이 된 것 아닌가? 긱 경제가 좋기는 하지만 노동자를 갈아넣는 것이 있듯이, 이들은 언제나 유동성이라는 이름으로 불안정성에서 살아야한다. 매번 개편때마다 고정이 몇 개 지속될 지 고민하는 것이 방송인들이다. 이들에게 고정프로그램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갈수록 환경은 아주 뛰어난 1인을 중심으로 두고, 나머지는 언제나 유동적으로 하는 것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은 두 프로그램 뿐이지만, 앞으로의 방송트렌드와 사회의 환경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저 유재석을 많이 봐서 즐거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보기가 힘들었던 이유다. 우리 사회의 지금, 아니 몇 년후가 투사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1%가 되기 위해서 교육에 그래서 더 많은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 일자리의 양극화가 일어난다. 중간정도의 교육을 받고, 중간정도의 숙련도로 안정적으로 은퇴할 수 있는 일자리는 아주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이들이 은퇴해도 그 자리는 메꿔지지 않기 때문에 한정된 자리를 놓고 경쟁에 대한 압력은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그 불안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자리에 있는 한국사회의 60년대생 대졸자 중산층이다.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지나치게 애를 쓰다 사회적 공분을 사게 된 것이 바로 조국 사태인지 모른다.

​TV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참 예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오디오클립으로..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25/clips/53

게시자: jeehyunha

a psychiatrist and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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