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외주 주는 뇌

미국 페어필드대학 심리학과 린다 헨켈 교수는 27명의 대학생을 모집해 박물관 견학을 갔다. 이들은 회화, 조각, 보석 등 30개의 작품 리스트를 받았다. 작품 앞에서 20초 동안 보고 15개는 바로 사진을 찍고 나머지 반은 10초 동안 더 지켜보고 외우도록 했다. 다음날 학생들은 관람한 작품의 이름을 써 보도록 요청받았다. 기억이 안 나면 어떤 종류인지, 기억나는 디테일이라도 쓰면 됐다.“기억을 외주 주는 뇌” 계속 읽기

마스크의 일상화, 좋은가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중이었다. 종량제 봉투를 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문이 열려 들어가려는데 안쪽에서 레이저 눈빛이 느껴졌다. 아뿔싸, 마스크를 두고 나온 것이다. 이웃의 눈빛에서 경계의 수위가 느껴졌다. 먼저 내려가시라고 하고 집으로 들어가 마스크를 들고 나왔다. 불과 반년 만에 마스크 없이 나가는 것은 속옷 차림으로 외출하는 것 같은 일이 됐다. 아주 빨리 규범이 된 것이다. 미국을 보면“마스크의 일상화, 좋은가요?” 계속 읽기

나이가 들면 어려운 사람이 된다

나는 전공의들과 가깝게 지내려 하는 편이다. 회진을 할 때는 엄격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최대한 편안하게 하려 노력해 왔다. 가급적 시간을 내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여 주려고 했다. 서로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이야기하며 더욱 관계가 친밀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회진을 할 때 언짢은 소리를 할 수밖에“나이가 들면 어려운 사람이 된다” 계속 읽기

포기할 줄 아는 용기

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남았다. 매년 이맘때 진료실에서는 수능 원서를 넣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의외로 20대 중후반이 많다. 이미 여러 번 재수를 했거나, 괜찮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조금 더 했으면 좋은 대학에 갔을 것이라는 미련이 사라지지 않아 가을만 되면 입시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른 걸 해볼까 생각해 봐도 그래도 제일 오래 해보고 익숙한 게 수능 공부라고“포기할 줄 아는 용기” 계속 읽기

서가 정리란 취향 확인하기

“책 좀 어떻게 하지?” ​ 아내가 서재로 쓰는 방을 둘러보며 하는 말. 살짝 계면쩍게 웃으며 둘러보았다. 책 좋아하는 정신과 의사이며 저자이기에, 책을 사들이는 건 저술을 위한 일이라 정당화하기에 공간은 빅뱅 직전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남들이 볼 때 혼란의 아수라장이겠으나 내 나름 체계적 분류로 나는 모든 책의 행방을 알고 있다. 새로 입수한 책은 책상 위에 쌓이고, 읽고“서가 정리란 취향 확인하기” 계속 읽기

호감의 스펙트럼을 넓히자

아내가 감자볶음을 만들었다. 아들이 한 입 먹더니 “이건 아빠 입맛에는 안 맞을 거 같아요. 더 단단한 걸 좋아하셔”라고 말해 한 젓가락 먹어 보았는데 맛있었다. 괜찮다고 말하자 “아, 맞다. 아빠는 감자로 만든 건 다 좋아하지.” ​ ​ 감자볶음을 우물거리며 생각해 보니, 나는 어릴 때부터 감자로 만든 것은 다 좋아한다. 감자조림도 좋아하고, 양식에는 매시드 포테이토가 있으면 좋고,“호감의 스펙트럼을 넓히자” 계속 읽기

교육불안과 노후불안이 드디어 만나다

“이번 시험은 망쳤어요. 재수하고 싶어요. 하지만….” 올해 대학입시도 사실상 끝이 났다. 내가 만나는 많은 수험생 가운데 몇 명은 원하는 곳에 합격했지만, 더 많은 학생들은 실패를 경험했다. 평소 실력에 비해 실망스러운 대학에 합격해 낙담한 학생이 재수를 하고 싶다면서도 망설임을 드러냈다. 혹시 우울증이 있는 학생이라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닌가 싶어 재차 물어보았다.  “저는 재수하고 싶지만“교육불안과 노후불안이 드디어 만나다” 계속 읽기